Piece (4) 썸네일형 리스트형 [레오이즈] 너를 위한 광상곡 * 배틀로얄 AU * 매우 짧은 조각으로 탈고 없습니다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꽃 한 송이가 끝내 시들고 말았다. 가끔 그 꽃에 대고 말을 걸기도 하던 녀석은 못내 아쉬운 눈치로 어딘가 묻어줄 곳은 없을지 찾아다니는 모양이었다. 네가 무슨 책에 나오는 어느 별의 왕자라도 되는 거냐고, 피식 웃으며 건넨 말에 녀석은 여느 때와 별반 다를 바 없는 말투로, 내가 지금까지 만난 우주인들 중에 세나가 말한 그 녀석이 있을지도 모르잖아? 라고 답을 돌려줬다. 그래, 이제 아무래도 좋으니 네 좋을 대로 해라. 이제는 네가 칼을 휘두른다고 해서 베일 것 하나 없으니. 거치적대는 게 사라진 지금에서야 어쩌면 너는 좀 더 마음껏 칼을 뽑아들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 본래부터 저로 인해 누군가가 다치는 건 지독히도 못 견디던.. [와타에이] 화무십일홍 폐하, 당신도 눈물이라는 걸 흘릴 줄 아는 사람이었군요. 한 순간 자취를 감췄던 광대는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눈앞으로 돌아와 저만을 위해 웃고 있었다. 늘 쓰고 있던 가면을 벗고 맨얼굴을 드러낸 채였다. 와타루, 나는 뭘 잘못한 걸까? 차라리 절규에 가까운 한 마디가 떨어지자 그의 광대는 잠깐 고개를 기울이더니 이내 바람새는 소리로 웃고, 정중하게 한쪽 무릎을 꿇어보인 뒤 장갑 낀 손을 내밀었다. 언제나처럼 하얀 손이 그 위로 겹쳐졌다. 당신에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 아름답게 피어난 장미꽃에게 죄를 물어보십시오.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요? 아아, 비유가 틀렸어. 와타루. …. 그건 아름답다는 죄목이잖아? 영원하지도 못할 주제에, 애꿎은 사람이나 홀려버릴 미혹의 죄. 푸른 눈동자가 넘실대며 웃었.. [슈미카] Endless End * 정말 짧은 조각. 퇴고 없습니다. 발키리는 이제 끝났어. 어쩐지 제가 더 고통스러운 얼굴로 슈는 한 자 한 자 고심 끝에 떼어놓았다. 입 밖으로 한 글자씩 새어나올 때마다, 꾹 그러쥔 손톱이 손바닥을 한층 깊숙이 파고든다. 표정이 아프게 일그러졌다. 이제 두 번 다시는 돌아가지 않아. 다시 한 번 비수를 꽂았다. 있는 힘껏, 그 자신의 심장을 겨냥해서. 돌아오는 답은 없다. 여느 때처럼 울지도, 소리쳐 따지지도, 저를 부르지도 않는다. 카게히라, 이제… 발키리는 없다는 거다. …. 너와… 나의, 발키리는. 끝내 어떠한 답도 듣지 못한 채로, 슈는 벽에 등을 기댄 채 스르르 무너져내렸다.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고 어린 아이처럼 목놓아 울어버린다. 무책임한 것, 이럴 수는 없다고. 이건 아니라고. 간간이.. 조각썰 백업 1. 성야제 ver. 츠카사 지평선까지 하얗게 물든 세상은 밤이 깊도록 잠들지 않는다. 소년의 와인빛 머리칼 위에 가지런히 얹혀있는 짙은 남색의 모자와 그 아래에는 여전히 꺼지지 않는 열망으로 빛나는 자수정을 닮은 두 눈동자가. 희게 수놓인 레이스 장식과 일렬로 달린 금색의 단추를 하얀 손이 간간이 매만진다. 예배당 안에 고요하게 울리는 노랫소리는 아름답다 못해 경건하고, 웅장하게 퍼지는 소년의 신념에 밤을 가로지르던 새들조차 지붕에 내려앉아 떠날 줄을 모른다. 소년의 손에 들려있는 가사집은 이미 사람의 손을 탈 대로 타 제법 너덜해졌으나 그 마음만은 꿈을 꾸듯 매 순간이 새롭고 눈동자에는 가득 들어찬 순수한 열정. 나의 죄마저 씻어내리려는 듯 이제 마냥 맑지만도 않은 그 목소리는 지평선부터 파르랗도록 ..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