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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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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ㄷ님 커미션] 우리의 여름은 밤을 모르고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슈미카] 파르란 계절에 꿈은 시들고 * 사망소재 주의해주세요. * 슈미카 동화합작 ( https://snowybluerose.tistory.com/ ) 에 제출한 글 업로드합니다. 깨어서는 결코 갈 수 없는 높고도 먼 곳에, 깨질 듯한 유리와 얼음으로 이루어진 궁전이 있다고 했었다. 사방을 둘러싼 얼음 벽은 얼굴이라도 비칠 만큼 파르라하고, 누구 하나 사람의 기척은 보이지 않지만 제일 깊은 곳에 숨겨진 거울의 방에는 성의 주인이자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 잠들어 있다고 했다. 그의 잠은 깨워서도 안 되고, 깨울 수도 없는 것이라고. 맑은 넋으로는 다다를 수 없는 곳이기에, 누구나 그저 마음 속으로만 상상하고 마는 곳이라고. 그런 동화를 들은 적이 있다. 밤이 깊었으나 연인의 모습은 그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불 속에서 머리..
[슈미카] 재상연의 인형 공방 * 언젠가, 어딘가의 au입니다. * 슈미카 동화합작 ( https://snowybluerose.tistory.com/ ) 에 제출한 글 업로드합니다. 미카 칭, 미안하지만 오늘 들어온 인형 좀 작업실로 옮겨주겠어? 마을 상점에 주문한 게 들어왔대서 받으러 다녀올게! 잠깐 졸았던 모양이다. 카게히라 미카는 퍼뜩 선잠에서 깨어, 대답을 하려 했으나 눈에 보이는 것이라고는 문에서 경쾌하게 짤랑이는 풍경뿐이었다. 아, 가버렸다. 뒤늦게 통유리창으로 밖을 내다 보니 짧게 자른 금색 머리칼이 흔들리며 멀어지는 게 보였다. 나즈나 형, 오늘도 바쁜가 보네. 카게히라가 일하는 앤티크 공방은 구체 관절 인형의 수리와 제작도 겸하고 있는 드문 곳이었다. 방금 문을 열고 뛰쳐나간 사람이 니토 나즈나, 이 가게의 주인이고...
[슈미카] Bad Mad Marionette #슈미카_전력 59차 주제 : 오직 하나뿐인 ...더보기 !! 본 글을 읽기 전에 필독해주세요 !! 해당 글은 다소 어두운 분위기의 연성이며 자학, 자기혐오 및 학대, 수위에 대한 맥락 암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또한 글에 등장하는 캐릭터들의 과거 날조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점 유의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스승님, 우리 인형 놀이 할래? 카게히라 미카는 이츠키 슈에게 특정 단어가 갖는 위력을 놀랍도록 정확히 꿰뚫고 있었다. 물론 그 단어가 무엇인지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따라서 필요한 날, 필요한 순간에 정확하게 그의 앞에서 말을 꺼낼 수 있었으리라. 놀이를 제안하는 말이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연기는 아니었다. 오히려 그보다는 어떠한 종류의 진심이 한데 모이고 뭉치기를 반복한 끝에 간신히 입 밖으..
[슈미카] Bitter Sweet Angel 샘플 * 슈미카 판매전 [메인테넌스/스5] 부스에 나올 예정인 료밍 님과의 트윈지 'Bitter Sweet Angel' - 제 파트의 샘플입니다. 인형사 죽이기 ...더보기 이츠키 슈는 곧잘 제 방에 틀어박혀 홀로 자수를 두거나, 다음 무대에 대한 것들을 구상하곤 했다. 식사 시간이 아닐 때는 카게히라가 함께 과자라도 먹자며 소매를 잡아끌어야만 겨우 밖으로 걸음을 하던 그가, 어쩐 일인지 오늘은 괘종시계가 세 번 울리기 무섭게 제 집에 딸린 가든 테라스에 앉아있었다. 평소에는 입에 맞지 않는다며 깨작대거나 카게히라에게나 권하곤 했던 차 과자며 각설탕도 잔뜩 준비되어 있었다. 카게히라는 한걸음에 가든 테라스로 달려들었다. 여느 때처럼 가늘고 긴 손가락이 받쳐든, 금색 테가 둘러진 흰 찻잔 옆에는 이츠키가 어디를..
[슈미카] 파라다이스 알케미 #슈미카_전력 51차 전력 주제 : 애착 예로부터 그 저택에는 성미 까다로운 연금술사가 산다는 소문이 돌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 소문은 사실이었다. 눈이 높고 말이 험하며 손끝은 날카롭기 그지없는 학자가 한 명의 제자를 데리고 외진 곳에서 생활하는 것을 모르는 이는 없었으니. 그의 이름은 이츠키(斎宮)로, 강박적으로 좌우의 대칭을 맞춘 이름의 글자만큼이나 사람 또한 꽉 막혀 있기가 이를 데 없다 했으나 그건 반쯤 뜬소문이었다. 사랑하는 사람을 살려내기 위해 산 사람의 심장을 찾고 있다는 괴담이 으슬으슬한 새벽 시가지에 서리처럼 내리기 전까지만 해도, 이츠키는 계속 오해 아닌 오해를 사고 있었을 테지만. 그 악명 높은 연금술사가 어떤 연유로 소중한 사람에게 전해줄 영약 하나를 만들어 내지 못했는지에 ..
[슈미카] 이단의 기도 #슈미카_전력 13차 전력 주제 : 동경 * 언젠가, 어딘가의 AU입니다. * TR님 (@tezza0810) 의 썰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소중한 썰로 연성 허락해주셔서 감사합니다! * 본 글은 사망 소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어느 종교 시설의 기록에 따르면, 그들이 모시던 신은 철창 안에 갇혀있었다고 한다. 비유적 표현인지, 혹은 이야기를 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그때를 희미하게 기억하는 산 자들은 의중을 알 수 없는 쓴웃음과 함께 '그날'을 추억하곤 했다. 물론 지금에 와서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인지 입증할 방도는 없지만, 스스로를 교단의 성가대장이었다 칭한 이가 직접 풀어낸 진술에 따르면 그 경위는 다음과 같다. * 어느새 창 밖에서는 노을이 핏..
[슈미카] 악마 공작으로 산 지 200년, 할로윈에 웬 인간 아이에게 청혼을 받아버렸습니다?! #슈미카_전력 43차 전력 주제 : 대저택 * 언젠가, 어딘가의 AU입니다. 머지않아 시작이다. 일 년에 한 번씩 돌아오는 속세의 지긋지긋한 풍습이. 이츠키 슈는 마뜩찮은 얼굴로 벽시계를 곁눈질하고는 낮게 한숨을 쉬었다. 암막 커튼으로 창문이란 창문은 모조리 가려두니 한결 낫다. 집 앞의 장미 넝쿨은 손질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조금 불안하긴 하지만, 굳이 넘으려 들어봤자 다치는 건 제가 아니니까. 멀리서 아스라하게 아이들의 떠드는 소리가 들렸다. 제일 구석진 이곳까지 걸음한 걸 보면 동네 패거리 중에서도 꽤나 연장자 축에 속하는 모양이지, 이번에는 또 어떤 추태로 하루 늦은 생일선물을 안겨주려나. 손은 조금도 대지 않고 구경할 수 있는 오락거리가 되어버린 할로윈의 풍경이 어느 정도는 즐거울지도 모르겠..